빛은 인간과 동물을 포함한 다양한 생명체가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중요한 수단이며, 시각 체계는 이러한 빛을 정보로 변환하는 복잡한 메커니즘이다. 인간과 동물은 각각의 환경에서 저마다 적응된 시각 체계를 진화시켜 왔고 이를 통해 '생존'과 '행동'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얻는다. 빛은 전자기파의 한 형태로서,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에 들어오는 빛은 광수용체(Photoreceptor)에서 전기 신호로 변환된다. 이렇게 변환된 전기 신호는 뇌로 전달되며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시각 정보로 해석되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은 모두 막대 세포(Rod)와 원뿔세포(Cone)를 통해 눈으로 들어온 빛의 강도와 색을 감지하는데, 이때 막대 세포는 저조도인 환경에서 작동하는 세포로 명암을 구분하며, 원뿔세포는 고조도인 환경에서 작동하며 색을 구분한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시각 체계는 적색, 녹색, 청색 총 3가지의 원뿔세포에 의해 작동하는데 이를 통해서 삼색 시각(Trichromatic Vision)이 가능하다. 또한 인간은 대체로 밝은 환경인 주로 낮에 시각이 최적화되어 있으며, 시각적인 초점은 망막의 중심와(Fovea)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고해상도의 색을 인식할 수 있다. 동물은 서식하는 환경이나 행동 양식에 따라서 인간과는 또 다른 시각 체계를 진화시켜 왔는데, 대표적으로 초파리는 복합 안을 가진 곤충으로, 수천 개의 개별 렌즈가 있어 이에 따라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새는 인간보다 훨씬 더 넓은 대역의 색 스펙트럼을 감지할 수 있는데, 자외선까지도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상어는 저조도인 환경에서 최적화된 막대 세포가 있어 이에 따라 바닷속에서도 명암을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외에도 특수한 시각을 가진 동물은 다양한데, 먼저 고양이는 인간보다 막대 세포가 풍부하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도 명확히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지만 색을 구분하는 능력은 제한적이다.
앞서 언급된 새는 4가지의 원뿔세포를 가진 사색 시각(Tetra chromatic Vision)을 통해서 자외선과 같은 넓은 색 스펙트럼을 인식할 수 있으며, 오징어는 인간과 다른 색각 체계를 사용하여 극도로 정교한 편광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뱀은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 열을 시각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결론적으로 인간과 동물 시각 체계는 5개의 기준으로 나누어 비교할 수 있는데 먼저, 빛의 감지 범위의 경우 인간은 380~740nm의 가시광선 대역을 감지할 수 있지만 동물의 경우 새나 뱀처럼 자외선이나 적외선과 같은 다양한 스펙트럼 대역을 감지할 수 있다. 색각의 경우 인간은 삼색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앞서 고양이는 이색 시각, 새는 사색 시각으로 인간과는 다른 색각을 가지고 있다. 또 인간의 경우 낮과 같은 밝은 환경에 최적화되어 야간 시력이 제한적이지만 고양이나 상어와 같은 동물들은 높은 감도를 보유하고 있고 인간의 시야각은 120도지만 초파리는 360도, 말은 약 350도로 시야각도 인간보다 넓게 진화하였다. 해상도의 경우는 인간은 고해상도를 중심으로 한 시각이 특징이고, 동물의 경우 종에 따라 다르지만, 새의 경우 초고해상도의 색을 인식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인간과 동물의 시각이 진화한 이유를 설명하자면, 먼저 인간의 시각 체계는 주로 밝은 주간 활동과 색을 구분하는 것에 특화되어 진화하였다. 과거의 인류는 과일과 같은 먹이를 구분하고 구별하기 위한 색각이 발달하고 도구와 정밀 작업을 위한 고해상도를 중심으로 하는 시각이 발달한 것이다. 동물의 경우 각기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고유한 시각적 특성을 발달시켰는데, 주로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에서 피식자는 넓은 시야각을 중점으로, 포식자는 높은 초점 정확도를 중점으로 하여 시각이 진화한 것이다. 또한 어두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경우는 막대 세포가 발달하여 명암을 감지하는 능력이 특화된 것이며, 마찬가지로 수중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경우에도 빛의 파장을 감지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동물의 시각 능력은 오늘날 이를 모방한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새의 자외선 감지를 모방한 고감도 카메라와 고양이의 뛰어난 야간 시력을 기반으로 한 저조도 카메라가 있으며, 또한 오징어의 편광 감지 능력의 원리를 이용하여 활용한 새로운 광학 센서도 연구 중이라고 한다. 또한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얻게 된 시각 장애를 극복하거나 시력을 확장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 중인데, 대표적으로 시각 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바이오 광학 기술이라 불리는 인공 망막 기술, 또 가상 혹은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하여 인간의 시각적 경험을 확장하고 있는 확장현실 XR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의 다른 시각 체계는 각각의 생존에 필요한 요구 사항에 따라서 독특한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이러한 빛과 시각에 대한 연구는 과학, 기술, 그리고 생물학적인 이해를 확장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며, 이에 따라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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