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오늘날까지 문화(Culture)는 인간의 사고와 감정, 그리고 행동을 형성하는 데 있어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문화적인 가치를 이해하는 중요한 개념 중에서 집단주의(collectivism)와 개인주의(individualism)를 들 수 있는데, 이 두 가지의 개념 혹은 체계는 사람들이 자신과 타인의 관계에 대해서 정의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사회적인 규범에 대해서 반응하는 방식을 크게 좌우하기도 한다. 먼저 집단주의는 개인의 이익보다 집단의 이익이나 조화를 우선시하는 문화적 가치 체계를 일컫는다. 집단주의에서는 개인을 자기 가족이나 공동체, 국가와 같은 집단의 '일부'로만 여기며, 집단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개인의 목표보다 중요하다고 여기며 조화나 협력, 상호의존성이 강조되는 것이 특징이다. 동아시아나 남아시아, 또 중동, 남미 문화 등이 대표적으로 집단주의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개인주의는 이와 반대로 집단보다는 개인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대해 더 중시하는 문화적 가치 체계를 말한다. 개인, 즉 자신을 독립적인 존재라고 인식하며,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중요하다고 여기며, 개인적인 목표와 성취 그리고 자기표현이 강조되기 때문에 어떠한 집단, 즉 관계보다는 개인의 필요와 욕구를 우선시한다. 북미나 서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문화권에서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보인다. 각각의 체계가 인간관계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 또한 다른데, 먼저 가족 관계의 경우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가족이 인간관계의 중심이 된다. 따라서 부모와 자녀 간의 유대가 강한 것이 특징이며, 집단주의 경우에는 종종 결혼 이후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가족 구성원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개인의 중요한 목표로 작용한다.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가족보다는 개인의 욕구와 목표가 우선시 되기 때문에 가족 간의 유대는 선택적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친구나 사회적 관계에서도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 먼저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친구나 사회적인 관계가 장기적이며, 깊고, 상호의존성이 강조된다.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개인의 욕구를 희생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주의 문화의 경우는 집단주의에 비해 관계가 더 유동적이고, 개인의 필요와 선호에 따라서 형성된다. 관계가 더욱 얕을 수 있으나,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도 다르게 나타나는데, 개인주의 문화의 경우 갈등을 직접적 혹은 솔직하게 표현하며, 개인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1순위이다. 그러나 집단주의 문화의 경우에서는 조화와 체면이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갈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밀하게 해결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러한 두 가지의 체계는 인간관계만 아니라 실제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먼저 집단주의 문화에 속하는 사람, 즉 집단주의자의 경우 집단의 이익을 고려하여 목표를 설정하는데, 예를 들어 자기 부모가 가지고 있는 기대에 따라서 직업을 선택하거나, 자신이 속한 팀의 목표를 위해서 개인의 욕구를 조정하거나 희생하기도 한다. 또 사회적인 안정과 집단 내 자신의 위치가 행동의 중요한 동기가 되는데, 이를 고려하여 결정을 내릴 때 가족이나 자신이 속한 공동체, 혹은 팀의 의견을 고려하며, 조화로운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인주의자의 경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심사나 열정에 따라 목표를 설정하고, 자기실현이 중요한 동기로 작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에 따라 개인의 성취와 자아실현이 주된 동기부여의 요인이 된다. 따라서 개인주의자의 경우는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며, 자신의 필요와 선호를 우선시한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두 가지의 문화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먼저 사회심리학자 Geert Hofstede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가 문화적인 차이를 설명하는 주요 축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개인적인 국가로 분류되며, 개인의 독립성이 중심 가치를 이루지만, 동아시아 국가(일본, 한국, 중국 등)의 경우는 집단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며, 사회적인 관계와 조화가 중요하다. Markus와 Kitayama는 독립적 자아(independent self)와 상호의존적 자아(interdependent self) 이 두 가지 개념을 통해서 문화적 차이를 설명하기도 했는데, 먼저 독립적 자아는 개인주의적 문화에서 자신을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라고 인식하며, 상호의존적 자아는 집단주의적 문화에서 자신을 특정 관계 속의 일부로 정의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현대에서는 실제로 개인주의 문화가 두드러지는 미국의 경우 청소년들이 부모나 주위의 도움 없이 스스로 직업을 선택하고 부모의 개입이 최소화되며, 집단주의 문화 성향이 강한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결혼이나 직업을 선택할 때 가족의 의견이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는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집단주의의 경계가 흐려지는 추세이다. 동아시아의 집단주의 문화도 점차 개인주의적인 요소를 받아들이고 있으며, 서구 사회에서도 협력과 조화를 중시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다국적 기업에서는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직원과 개인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나 직원 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서로의 문화적 배경이 다름을 이해하고 중립적인 접근법을 도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심리 치료에서도 문화적인 배경은 중요한데, 집단주의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내담자의 경우 가족이나 공동체의 문제를 중시하기 때문에 상담자는 이를 고려해야 하며, 개인주의적 배경을 가진 내담자의 경우는 내담자 개인의 목표와 욕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두 가지의 체계는 인간의 행동과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개념으로 작용한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이 두 문화적 가치는 인간 행동의 배경에 대해서 이해하고, 사회적인 갈등을 완화하며 또 더 나아가 글로벌 사회에서의 조화를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두 가치는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결합하여 더 나은 인간관계와 사회적인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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