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은 개인이 집단의 일부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 집단행동이 개인의 의사결정 과정과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많은 연구를 진행해 왔다. 특히 집단 의사결정과 동조 현상(conformity)에 주목했는데, 집단 내에서의 상호작용은 창의성 혹은 협력을 촉진할 수도 있지만, 종종 비합리적인 결정이나 집단사고(groupthink)를 초래한다고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왔다. 먼저 집단 의사결정은 개인이 아닌 '집단'이 단체, 즉 공동의 문제에 대해서 해결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하며, 이는 집단이 만들어낸 최종 결과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먼저 집단 의사결정의 장점으로는 집단 구성원 각자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경험이 결합할 수 있어 더 창의적이고, 종합적인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개인이 느끼는 부담이 감소하고 위험이 분산되는 책임 분산이 가능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집단 응집력이 높아져 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장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집단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집단 내의 동조 '압력'으로 인해서 개인의 비판적인 사고가 억제되고, 이에 따라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또한 개인이 집단에 속하게 되면서 그 집단 내에서 덜 노력하거나 책임감을 회피하는 등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결과에 대한 책임이 명확히 할당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 해결 과정이 지연되거나 회피되는 등의 책임 전가 등도 문제로 꼽힌다. 대표적인 집단사고의 사례로는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폭발한 사건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우주왕복선 내의 기술적인 경고가 집단의 동조 압력으로 무시되면서 발사가 강행되었고, 이에 따라 우주왕복선이 폭발한 사건이다.
심리학의 측면에서 집단행동의 중심적인 메커니즘이라 설명하는 동조 현상은 개인이 집단 내의 규범이나 기대에 따라서 자기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이는 사회적인 압력에 의해 주로 발생하며, 심리학에서는 동조의 유형과 원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먼저 동조의 유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정보적 동조(information conformity)이다. 정보적 동조는 자신이 처한 낯선 환경에서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을 관찰하고 따라 하는 것, 즉 상황이 모호하거나 정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개인이 집단의 정보를 신뢰하면서 동조하는 현상이다. 두 번째는 규범적 동조(normative conformity)로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옷차림을 따라 하는 것처럼 자신이 집단에서 비난받거나 배제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집단의 기대에 따라 행동을 바꾸는 현상을 말한다. 가장 유명한 동조 실험으로 알려진 1951년 수행된 솔로몬 애쉬(Solomon Asch)의 동조 실험은 동조 현상을 연구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실험 내용은 이렇다. 참가자들에게 길이가 다른 선을 비교하는 간단한 과제를 제시한 후, 참가자가 다수의 잘못된 답변에 대해 동조하는지 관찰한다. 실험 결과 약 75%의 참가자가 한 번 이상 다수의 잘못된 답변에 동조하였으며, 이는 자신이 비난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동조 현상은 집단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욕구와 타인의 의견에 대해 의존하려는 성향, 또 자기 확신이 부족하여 자신의 판단에 대한 신뢰도가 낮을 때 타인의 의견을 따르게 되는 데 있다. 집단행동의 경우 집단 내 협력을 통해 문제 해결과 창의성이 강화할 수 있고, 동조를 통해서 집단 내의 질서와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개인이 집단을 통해서 겪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정보와 관점을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그러나 집단 동조 압력으로 인해 개인이 창의성과 비판적인 사고가 억제될 수 있고, 집단 내 책임 분산으로 인해서 비윤리적인 행동이 용인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집단 토론이 진행될 때 의견이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집단 극화(group polarization)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집단행동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심리학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먼저 개인은 자신의 판단과 신념을 명확히 해야 하며, 집단 압력에 대한 민감성을 줄여야 한다. 또 집단의 결정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개인만 아니라 집단에서의 리더는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어야 하고, 비판적 의견은 장려하며, 집단 내의 독단적 분위기를 억제해야 한다. 또 집단 내 역할은 명확히 분배하여 각자의 책임감을 강화해야 한다. 구조적으로는 토론을 소규모 그룹으로 나눈 후 극단적인 동조를 줄이도록 하며, 익명 투표를 도입해 압력 없이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조직에서는 동조와 집단사고의 위험성을 인지시키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다양한 기술에 대해 훈련이 필요하며, 집단 의사결정 결과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개선점을 찾는 피드백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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